찬란했던 금관가야의 건국설화가 깃든 구지봉 아래 회화나무로 아름답게 정비된 가야의 거리를 따라 걷노라면 500여명의 어린이들이 오색빛깔 꿈을 키우고 있는 보금자리 구봉초등학교(교장 정연길)가 자리잡고 있다.

교문을 들어서자 넓은 운동장과 함께 산뜻하게 새 단장한 학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파트에 둘러싸여 복합형 다층 구조를 하고 있는 여느 학교들과는 달리 도시의 중앙에 있으면서도 막힘이 없는 공간과 넓은 하늘 속에 동서로 길게 뻗어 남쪽의 햇빛을 한 몸으로 흠뻑 받고 있는 구봉초등학교이다.

또한 이제 도시에서는 하나씩 사라져 가고 있는 7~80년대의 옛스런 학교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열린 생각, 바른 행동’ 1980년 개교한 이래 4,7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구봉초등학교는 역사의 터전에 발을 딛고 미래를 향한 열린 생각을 가지며 바른 행동으로 이 사회를 이끌어 갈 훌륭한 인재들을 기르기 위해 지금도 50여명의 교직원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고 있다. 

구봉초등학교는 그 이름자를 구지봉의 구봉에서 따온 바와 같이 북으로는 구지봉과 김해박물관,  가야의 거리가 이어져 있고 남으로는 대성동고분군과 고분박물관,  수릉원,  수로왕릉과 이어져 있다.

연지공원과 함께 남북으로 길게 흐르는 해반천이 서쪽을 감싸고 있어 그야말로 가야문화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가까운 주위에 문화의전당,  천문대, 도 서관,  문화원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위치해 있어 역사와 문화 교육에 있어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향토 교육의 효과를 높이고자 ‘지역문화체험활동을 통한 향토사랑정신 함양’이라는 주제로 학교특색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문화재 및 문화시설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분석. 재구성하고 체험활동 중심의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우리 지역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 자랑스런 가야의 후손으로 기르자는 것이다.

재량활동 시간을 활용해 김해의 환경, 역사, 인물 등 지역에 관한 주제탐구조사활동을 실시.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기르고 있다.

지역의 문화시설과 문화재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계발활동 부서를 조직하여 토요 전일제로 운영함으로써 좀 더 다양하고 심화된 지역문화학습을 실시,  지역사회 기관인 시청, 경찰서, 소방서, 도서관, 보건소 등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교통안전교육, 성교육, 예절교육, 소방체험학습, 도서관체험학습, 북아트교실 등 다양한 협력학습이 이루어지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해반천을 따라 혹은 가야의 거리를 따라 오가는 등하교 길도 일품이지만 구봉초등학교 어린이들은 구지봉에 올라가서 그림을 그리고 연지공원에서 자연 관찰 학습도 하며 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체험 학습과 공연들을 단골로 이용할 뿐만아니라 가야문화축제와 계절마다 열리는 각종 문화제들을 마음껏 향유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스케이트부는 김해시민스포츠센타 빙상장에서, 인라인부는 해반천변과 대성동 문화의 거리에서, 방송부는 문화의 전당 영상미디어센타에서, 사진부는 연지공원과 해반천을 무대로 큰 꿈들을 키워가고 있다.
 
 "선생님, 우리 머리도 식힐 겸 국어 시간은 박물관 뒷뜰에 가서 공부해요" 필요하면 언제든지 선생님의 손을 잡고 나갈 수 있는 곳이 주위에 널려 있어 이 학교 학생들은 더 없이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어 보인다.

지난해에는 경상남도교육청으로부터 안전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받아 어린이 안전교육에 더욱 더 매진한 결과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안전교육훈련.우수학교로 선정되는 등 안전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김해시청 드림스타트 사업과 연계하여 학교 내 상담실을 설치하고 사회복지사가 상주하여 상담담당선생님과 함께 아동들의 고민을 상담하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돕기 위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을 위한 방과후 교실,  학부모 댄스스포츠교실,  아동 성교육,  집단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학교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한 결과 전 교실과 특별실의 컴퓨터 및 프로젝션 TV를 최신 제품으로 교체하였으며,  음악실,  미술실,  국악실,  체육실 등 9개의 특별실을 새로이 정비.최근에는 최신 시설의 어학실을 완비하여 영어 교육에도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정연길 교장은 "비록 가야사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학교가 이전 대상으로 지정되면서부터 시설 개선이 어려운 점 등 여러 방면의 제약이 있지만 행복한 학교생활이 학생들의 인생에 있어 영원한 추억으로 간직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교직원들은 학생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우리 고장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지닌 김해인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라며 힘주어 말했다.

예부터 학자나 큰 인물이 나온다하여 우리 조상들은 궁궐과 사대부가에 회화나무를 즐겨 심었다고 한다. 구봉초등학교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회화나무 가로수를 바라보며 김수로왕의 기개를 닮은 큰 인물이 지금 구봉초등학교에서 꿈을 키우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며 학교를 뒤로하고 나오는 발걸음이 날듯이 가볍고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정임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