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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고아들을 보살피고 있는 박 모 선교사. 고아로 태어난 그는 비뚤어진 청소년기를 보냈다. 소년원을 들락거리던 그의 어두운 삶이 변화될 수 있었던 것은 몇 사람의 남모르는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얼마 전 필자는 그를 오랫동안 보살펴 온 여성 자원봉사자를 만났다. 그는 박 선교사에게 어머니나 다름없었다. 올해 76세인 그는 30년 넘게 꾸준히 소년원 아이들을 위한 봉사를 해오고 있다. 지금도 매주 월요일 동료 어머니 회원들과 함께 직접 장만한 밥과 반찬을 들고 서울소년원을 찾아가 고아 출신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세상을 향해 꽉 닫힌 아이들의 마음밭에 사랑의 씨가 뿌려지면 언젠가는 변화의 싹을 틔우게 되는 법이다. 박 선교사는 소년원에서 자기를 가르쳤던 한 남자 선생님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 선생님은 평소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대했다.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어색하기만 했던 박 선교사는 겉으로는 재수 없는 선생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그것이 가식이 아닌 진심임을 차츰 느끼게 되면서 박 선교사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죄를 지은 내가 과연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하고 말이다.
박 선교사가 탄자니아에서 고아들을 돌보는 사역을 하게 된 것도 두 사람에게서 받았던 사랑의 빚을 갚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작은 사랑의 씨앗이 자라 현재 몇 백배의 열매를 맺는 기적을 목도하면서 사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한국의 소년원에서 잉태된 사랑의 바톤은 박 선교사를 통해 지구 건너편 고아들에게 건네지고 있고, 언젠가 그 바톤은 더 풍성하게 자라 또 다른 이들에게 전달될 것이리라.
얼마 전 법무부 주관으로 제3회 출소자 후원의 날 행사가 있었다. 출소자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없애고 그들에게 새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범죄는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한때의 실수가 그 사람의 평생을 정죄하는 낙인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박 선교사의 감동 드라마처럼 사랑의 아름다운 릴레이를 찾아보기 어려운 사회는 결코 살맛나는 사회라 할 수 없다. 아무쪼록 더 많은 사람들이 제2 박 선교사를 배출하기 위한 사랑의 릴레이에 적극 동참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