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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밥 먹는 것도 봉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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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밥 먹는 것도 봉사라구”
  • 최금연 기자
  • 승인 2007.12.30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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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안면도에서 만난 정지선(안면읍 체육회장)씨는 “너무 과장하지 마라. 본 대로만 써 달라”고 했다. “화면은 만리포, 천리포 내보내면서 왜 안면도를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할 때는 언성을 높였다.

안면도 앞바다에서는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 동안 타르 찌꺼기들이 일부 발견됐지만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모두 걷어냈다. 양도 많지 않아 오후에는 해변에서 타르찌꺼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타르찌꺼기는 원유에서 휘발 성분이 공중으로 분해되고 남은 것으로 2차 오염 위협은 거의 없다. 거아도, 길마섬이 막아줘 물이 밖으로 도는 두여, 밧개, 방포 해수욕장에서는 이마저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안면도에는 그림 같은 팬션이 538개 있지만 만리포 오염의 여파로 대부분 비어있다. <사진 = 태안군 공보팀 가우현>

“바위에 붙은 굴도 따먹어요”

하지만 안면도는 오염됐다는 말 한 마디로 이미 유출사고의 타격을 그대로 입었다. 펜션은 물론 식당까지 예약은 모두 취소 사태를 빚고 있다. 펜션을 운영하는 정 씨도 한 달 전에 예약됐던 12개 객실을 모두 환불해줬다. 지난 16일 일요일에도 안면도 펜션은 텅텅 비었다. 안면도에는 그림 같은 팬션이 538개 있다.

14일 밧개 해수욕장에서 만난 박연분씨는 “바위에 붙은 굴을 따서 먹어봤는데 아무 상관 없다”며 “걱정해 주는 것은 좋은데 과장하면 안면도 주민의 생계를 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면도는 드넓은 백사장뿐만 아니라 2002년 국제 꽃 박람회 중심시설로 만들어진 롯데오션캐슬, 100년 된 붉은 안면송으로 덮인 자연휴양림(430ha)이 있어 바다와 숲, 레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또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 천수만도 지척이라 하늘을 수놓는 새들의 비상도 쉽게 볼 수 있다.

안면도는 꽃지 해수욕장에서 할미할아비 바위를 담은 낙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찾을 만하다. 수면에 닿아 바다 속으로 떨어지는 해는 바닷물을 붉게 물들이고 할미할아비 바위는 시시각각으로 형형색색의 빛을 발한다.

꽃지 해수욕장에서 2007년 해넘이를

출정한 장군을 기다리던 부인이 바위가 됐다는 슬픈 사랑이야기가 전해오는 할미할아비바위와 서해 낙조. <사진 = 태안군 공보팀 가우현>

안면도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기적의 현장인 만리포다. 만리포를 들러 안면도 하얀 바닷가에 오면 자연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다.

17일 아버지와 함께 타르 찌꺼기를 주우러 나온 이성민(안면읍)씨는 “일하는 사람에게 미안해서 못 놀겠다고 하는데 태안반도로 와서 놀아주고 밥 먹어주는 것이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태안반도를 찾은 관광객은 2063만여명으로 하루 평균 5만6500여명이다. 올해도 지난 3·4분기까지 1879만여명이 찾았다. 안면도만 해도 전체 5200 가구 가운데 20%인 1000여 가구가 식당·숙박업에 종사할 정도다.

하지만 원유유출 사고 이후 관광객이 끊기면서 태안일대 펜션 예약 취소율이 90%를 넘어섰고 대부분은 영업을 포기한 상태다. 또 대부분의 펜션 운영자들은 피해를 입은 이웃을 돕기 위해 만리포, 천리포 등으로 나섰다. 하지만 태안은 관광이 흔들리면 금융, 유통, 소비재 등 관련 업계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최근 “관광 발길마저 돌리면 태안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국민의 지속적인 애정을 당부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도 현지에 가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거나 서해안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신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연말 모임이나 행사, 세미나와 워크숍 등을 태안 지역에서 여는 방식의 ‘밥 먹는 자원 봉사’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모든 공무원들이 팔을 걷어부치고 생계위협을 받고 있는 피해지역 주민들을 지원하고 홍보활동에 적극 나설 것을 독려하고 있다. 문화관광부도 ‘태안지역 관광산업 복구지원단’을 꾸리고 TV광고 제작 등 특별재난지역 관광사업체와 일반 숙박시설에 특별지원책을 마련했다.

기름띠 제거 자원봉사에 나서는 민간기업과 사회단체, 일반 시민들도 연말 송년회를 자원봉사로 대체하거나 태안 지역 음식점과 식당 펜션등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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