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식의 허튼소리> 1993년 개최되었던 가락문화제(지금의 가야문화축제)는 예산 부족으로 완만하게 행사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축제 행사비는 2억여 원인 데 김해시와 경남도의 예산지원비는 1억 원이었다. 부족한 1억 원은 제전위원회 자체적으로 마련하라는 것이 김해시의 방침이었다.
위원장을 비롯해 제전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수차 회의를 해보았지만 시원한 답이 없었다. 고민 끝에 필자가 맡고 있는 홍보 분야 예산부터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축제 행사를 앞두고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사전홍보였기에 답답하기만 했다.
당시 가락문화제 홍보위원장이었던 필자가 축제 2개월 전 관내 기업체와 도로를 끼고 점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업종별 사업자와 단체들에 협조문을 통해 시민 참여 분위기 고조와 축제 홍보를 위해 기업체 명의로 회사 주변 도로에 가락문화제 축제 현수막 하나씩만 걸어 달라, 가게 앞 가로수 또는 상가건물 외벽에 가게 상호로 축제 홍보 현수막 하나씩 걸어 달라고 요청했다.
협조문을 발송해 놓고는 필자와 인연이 있는 직능 단체장들을 찾아다니며 전ㆍ후 사정을 설명하고 좀 도와 달라고 사정을 했다.
한집에 현수막 한 개 식만 걸어주면 김해 시내는 축제 분위기가 살아날 것 같다는 말로 설득을 했다. 마지못해 승낙해 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절대다수 단체 회장님들이 흔쾌히 함께하겠다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신바람이 난 필자와 홍보분과 위원들이 불이 나게 축제 홍보 문구와 축제 종목별 공연 행사 일시와 장소를 알리는 현수막 문안 10여 개를 복사하여 회장님들에게 일일이 갖다 드렸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발송한 협조문이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우려와 달리 폭발적이었다.
10여 일 사이 도로 곳곳 기업과 가게 앞에 축제 홍보 현수막들이 걸리기 시작하더니 약 보름 사이 500여 개의 홍보 현수막이 게시되어 가락문화제 축제 열기를 고조시켰다.
이러한 시민 자발적 협조 덕분에 참가단체와 재능 보유자들의 출연 신청도 풍년을 맞기도 했고 찬조금 협찬금 모금도 순조롭게 목표액을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축제 기간 내내 예상외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다녀가기도 했고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도 줄을 이을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현수막 기부와 응원 덕분에 1천 5백여만 원이라는 홍보예산을 줄일 수 있었고 효과도 배가 되었다.
애향 시민들의 아름다운 마음과 응원에 깊은 감동을 받기도 했지만 무엇 보다 시민의 힘, 시민의 기적을 보게 되어 기쁘기도 했다.
전국체전을 유치하기 위해 김해시와 김해시체육회 관계자들이 보여준 열정에 감흥 받아 `전국체전 김해 유치 기원 발원`이라는 작은 현수막 80여 장을 필자 개인 사비로 제작하여 김해시 관내 큰 사찰 대웅전 법당 내부에 부착해 놓고 스님께서 예불과 축원 때마다 유치 발원을 좀 해 달라고 부탁을 드리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살려 필자가 지난번 대성동 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축하 현수막 거리 게시를 제안했다.
게시 기간 없이 철거 등 단속을 하지 않도록 김해시에 요청하여 기관단체 시민 자발적 협조에 감사를 표하자고 했는데 김해시가 적극 반영해 주었다.
이제 다가오는 10월 전국장애인체전과 전국체전 개최 도시가 바로 김해이다. 부족한 예산 탓에 사전에 필요한 만큼의 홍보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전국체전 기간 동안 김해를 방문하는 선수와 임원 가족 등 수만 명이 몰려올 것이고 김해서 머무르게 된다. 먹고 자고 관광하면서 즐기고 갈 것이고 이에 따른 지역경제 또한 활기를 찾을 것으로 여겨진다.
김해시의 도약과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시민들 스스로 성공개최 응원 현수막과 김해방문을 환영하는 다양한 운동을 펼쳐 보자고 제안해 본다.
필자는 1개월 전부터 경전철 봉황역 주변 전하 육거리 두산빌딩 5층 영남매일ㆍ영남방송TV 본사 외벽에 폭 1m 50, 길이 12m의 전국체전 응원 현수막을 게시해 오고 있다.
업종별 단체 또는 개인 사업자분들의 자발적인 성공 개최 응원이 절대 필요하며 김해시도 이들 게시물에 대해 단속을 유예해야 한다.
전국체전처럼 전국 단위 행사와 대규모 축제는 시민들의 배려와 양보 협조가 절대 필요하다.
김해시와 경상남도가 우리에게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아도 우리 스스로 시민의 힘으로, 성공적으로 전국체전을 잘 마무리했다는 자부심이 느껴지도록 나부터 우리부터 솔선하여 참여해 보자고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