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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도로묵'된 김해백병원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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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도로묵'된 김해백병원 건립
  • 이균성 기자
  • 승인 2008.11.20 0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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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인제학원이 드디어 북부동 신도시의 백병원 건립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학병원을 세우려니 김해시의 인구나 제반 여건이 맞지 않아 수지타산이 나지 않으므로 환매나 제 3자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인제학원은 한술 더 떠 "납부한 토지대금과 그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해당 부지를 다른 기관이나 김해시에 양도할 의사가 있다" 며 "대학병원보다는 시민을 위한 문화센터나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 유통점이 들어서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 이라고 큰 선심 쓰듯 훈수(?)를 내놓고 있다. 참으로 우습고 속 보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지금까지 백병원 건립을 위해 인제학원과 김해시 사이에 진행된 과거를 더듬어 보면 인제학원의 이 같은 제안은 더욱 황당하고 놀라울 뿐이다.

인제학원이 '대학병원을 짓는다는 것을 조건' 으로 김해시와 용지 매매계약을 맺은 것은 1996년 5월. 벌써 12년 전의 얘기다. 당시 인제학원은 매매계약을 맺은 이후 IMF를 이유로 2차 중도금까지 납부한 상황에서 98년 계약해지를 요청했다. 인제학원의 요구에 놀란 김해시는 북부신도시의 구획정리가 완료되는 2001년까지 매매대금 정산을 연기해 준다.

그러나 인제학원은 그 대금도 2003년 6월까지 납부를 미루다가 급기야는 김해시에 계약취소를 요구, 김해시가 들어주지 않자 납부하지 않은 잔금에 대해 5년간 분할납부하는 내용의 매매계약 변경 카드를 꺼내 들었고 김해시는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이 분할대금도 2007년 12월에 마지막 분(分)을 내면서 100만원을 미납해 등기이전을 미루어 종합부동산세와 각종 세금의 납부를 지연시키고는 다시 김해시에 '건립불가' 를 비공식적으로 통보하다 드디어 공식적으로 '불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본지에서는 지난 2월 12일자 1면 머릿기사를 통해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면서 인제학원에는 적어도 대학본부를 김해에 두고 있는 입장에서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해 공익사업인 의료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지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태도이므로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또 김해시에는 빠른 대책을 마련하여 백병원이 조속 건립되도록 하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규모의 병원이 들어 설 수 있도록 또 다른 대안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백병원이 '병원건립을 포기' 함으로써 김해시는 이제 '닭 쫒던 개, 먼 산 바라보는'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부지대금 납부를 미루어 온 횡포 뒤에 남은 것은 몇배로 오른 해당 지역의 땅값과 세금감면 혜택으로, 인제학원에는 큰 부당이익만 남겨 준 꼴이 되었다. 지금 와서 김해시가 감면해 준 세금을 추징한다고 나선들 그것은 물 건너 간 후에 치는 '뒷북' 이요, 대책 없이 지내게 한 것에 대한 분풀이성(性)의 '어설픈 매' 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예견되고도 남았던 일을 아무런 대책 없이 뭉그적거리며 인제학원의 눈치 살피기에 급급했던 김해시는 시민들에게 무슨 말로 그 원성을 달래 줄 것인가? 또 앞으로 더욱 더 요구될 김해시의 시민의료, 보건,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이런 마당에 2-3년 후에는 경남 제 1의 도시로 도약한다는 꿈은 부끄러운 자긍심으로 남지는 않을까?

몇년 후면 경남의 수부도시 위상을 김해에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창원시의 대학병원 유치에 백병원을 비롯한 4개의 대학병원이 설립신청서를 냈고, 경쟁도 상당히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김해시는 그나마 믿었던 대학병원마저도 유치하지 못하는 비실거리는 행정으로 시민에게 그 어떤 변명도 내놓을 수 없는 안타까운 처지가 되어 버렸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백병원으로 인해 대학병원 유치에 스타일을 구긴 김해시가 또 어떤 대안을 마련하여 도시규모에 걸맞는, 수준 높은 시설과 장비, 의료진을 갖춘 대형병원을 유치할 수 있을까? 보통 사람들의 잔수에 이리저리 휘둘려 만신창이가 된 행정의 현장을 바라보는 기자의 입맛은 씁쓸하기만 하다. 

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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