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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칼럼...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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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칼럼...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이유
  • 변삼석 기자
  • 승인 2009.03.01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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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이유

변삼석
부산취재본부장 

겨울 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녹아내려 곳곳에서 봄 향기가 가득하다. 개나리 진달래 꽃내음이 살짝 미소를 짓는다. 점심 때 식당에서 나오는 상큼한 봄나물을 먹으면서 영락없는 봄을 확인한다. 봄이 오면 가슴이 떨린다. 봄은 새희망의 나래를 펼쳐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봄은 오지만 올 봄에는 새 기운을 느낄 수가 없어 안타깝다. 살기가 힘드니까 자연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희망의 새싹을 찾기가 힘들다. 경제는 갈수록 힘들고 정치는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취임 1주년이 지났건만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어 가고 있다. 대선때 이 후보의 정책공약집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에 의하면 "2030세대는 300만개 일자리 창출과 신혼부부 내집마련 정책으로 취업과 집 걱정은 덜게 되며 4050세대는 생활비 절감과 중산층 복원정책에 따라 삶이 넉넉하고 편안해 지며 6080세대는 임금피크제와 정년연장으로 노인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약속했다.

10대 공약 중에서도 1순위로 내세웠던 '7.4.7(7%성장,  4만달러 국민소득, 세계 7대강국)' 공약은 물거품이 된 거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앞으로의 4년이 더 중요하지, 1년의 시행착오는 예쁘게 봐 줄 수도 있지 않는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10대 공약은 임기내 달성할 목표치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으로서의 정치공약이 1년은 고사하고 몇개월 치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라면 그 공약은 다분히 국민을 우롱하는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

집권 1주년 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할지는 모르나 지난 1년은 이명박 정부의 초기 시험기였다. 격동하는 전환기에 무너져 가는 국가의 정체성을 되찾고 선진조국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취임 초기부터 수입쇠고기 문제로 인한 촛불시위에 뒤이어 미국발 국제 금융위기의 파고를 겪어야만 했다. 아직도 1,649명의 촛불집회 참가자가 법의 심판대에 올라있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촛불집회를 본 후 "국민은 무엇을 바라는지 지켜봐야 했습니다. 지금 뼈아픈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뒤이은 용산사건으로 국민의 불신은 한층 높아졌다. 지난 1년 동안의 치적에 대해 국민의 30%대 초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이러한 결과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과 대통령의 리드십 부족이라고 볼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 그의 지지세력들을 제거하려고 했던 작전실패가 또 다른 리드십의 결핍이라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고소영.강부자'로 회자되는 내각 실패와 미숙한 국정운영에서 비롯된 것도 하나의 문제였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처럼 열린인사를 단행했다면'하는 바람도 있다. 이젠 당리당략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지난 1년의 치적은 분명 성공한 대통령이 못 된다. 그 원인은 자신을 아직도 개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재 계류중인 쟁점법안을 'MB악법'이라고 외치는 야당이 잘 했다는 것도 결코 아니다.

민주당의 지지도는 겨우 16.6%에 불과하다.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새 패러다임을 짜야 한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 없는  그리고 실현불가능한 발언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남은 4년의 길은 합리성.실용성.유용성을 바탕으로 상식과 원칙 및 약속의 틀 속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여민동락의 정신 위에서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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