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주 대구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사
필자가 임신했을 때 일이다. 도로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는 곳에서 인도를 걷고 있는데 바로 옆으로 이륜차가 고속으로 주행하여 너무나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뒤에서 “이륜차는 차도로 다니는 거 아니에요?”하면서 한마디 했더니 임신 9개월 째인 나를 보고 욕을 하며 위협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법규를 위반하고 오히려 보행자를 위협했던 이륜차 운전자를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
필자의 고등학교 친구는 6살 때 인도에 있는데 이륜차가 내 친구의 머리를 부딪히게 해서 머리를 크게 다쳤다고 한다. 그때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병원으로 실려 갔고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고 했단다. 내 친구는 그때 수술을 몇 번이나 했고 그 후유증으로 얼굴에 큰 흉터와 이가 좋지 않다. 인도에 있는 어린이가 이륜차에 부딪히는 것은 서행하는 차량에 어른이 부딪히는 만큼 치명적인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륜차 인도주행은 안전을 보장 받아야 하는 보행자의 권리를 침범하고 있으며, 좁은 골목길까지 점령해 버린 차량이 인도까지 점령하여 아직 덜 성숙한 어린이들은 인도에서조차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게 되었고 부모들은 아이 키우기가 더욱 힘든 사회가 되었다.
이륜차가 쏜살같이 보행자 옆을 지나가면 인도라고 마음놓고 지나가던 보행자는 깜짝 놀라서 불법을 일삼는 이륜차에게 길을 양보하는 일이 반복해서 벌어지게 되는 위험천만하면서 황당한 광경을 우리들은 주변에서 자주 목격하곤 한다.조금 빨리 가겠다는 이륜차 운전자의 이기적인 생각과 안전 불감증이 문제이다. 이러한 안전 불감증에서 사로잡힌 운전자는 인도를 통행하는 보행자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지도와 단속을 담당하는 경찰에서도 이륜차를 단속하기는 힘들다. 이륜차는 요리조리 빠져나가기 쉽기 때문에 우선 위반 차량을 잡을 려고 하면 도망가 버리고, 적발된 이륜차가 경찰관을 피해 도망가는 도중에 보행자 사고라는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항상 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이륜차의 그릇된 운행문화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단속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각종 대중매체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이륜차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와 단속활동을 실시함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경찰관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이륜차 인도 주행을 단속 할 수 있도록 이륜차 번호판을 일반 차량의 번호판보다 알아보기 쉽도록 크게 제작하는 등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현재 부과되고 있는 범칙금 40,000원에 벌점 10점도 범칙금과 벌점을 중앙선침범 만큼 높이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이 미래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는 정부의 발표에 따라 실시되고 있는 출산 장려 정책이 ‘수박 겉핣기’ 식의 다양한 지원보다는 안전이 보장된 나라,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라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본을 다지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우선 이륜차를 운행하는 운전자 스스로 준법 운행을 하겠다는 자발적 참여와 정부의 제도 개선을 병행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우리 모두 '사람은 인도로' '이륜차는 차도로'라는 문구를 가슴 깊이 되새 긴다면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를 미리 예방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