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천주교 사제들의 모임인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해 오죽하면 사제들이 나서겠는가. 이 시대 마지막 양심인 사제들이 고민해 한 말이기에 분명히 무슨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사제들을 존경하는 친구는 애써 두둔한다.
천주교 신자로 28년 전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모태신앙을 가진 친구에게 요즘 사제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하자 연평도 폭격과 천안함 폭침 등을 언급하며 아직 우리에게 드러나지 않은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사제들이 그 동안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쌓은 내공을 헤아려보라 한다.
조금 있으면 사제들뿐만 아니라 일부 불교계 승려들과 개신교 목사들도 시국선언을 한다고 하니 시시비비는 훗날 역사가 이를 증명할 수 있지 않느냐며 오히려 반문한다. 나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쫓다가 속가로 돌아왔기에 감히 정치적 사안을 매개로 자기의 뜻을 펴고자 한다면 당당히 사제복을 벗어던지고 진정 무엇을 이 시대의 국민이 열망하는 지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정치가로 변신할 것을 ‘정의구현사제단’사제들에게 권한다.
정치는 정치가에게 경제는 경제인에게 각자의 본분에 맞는 일을 추구해야만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 그나마 오늘과 같이 남을 불신하는 일이 없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만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과거만 붙잡고 “내고 옳고 너는 틀렸다”고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불필요한 논쟁에 갇혀 있을 때 이웃 일본과 중국의 영토분쟁의 행보에다 서울 불바다를 공공연하게 외치는 북한의 선택에 잘못된 판단을 제공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만 과거 삼전도의 굴욕 같은 치욕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정치권에서는 ‘정의구현사제단’ 사제들의 발언을 두고 논쟁을 일삼으며 강추위에
떨고 있는 민초들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일부 사제들에게만 자중을 당부할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사회 원로들이 나서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제시하고 그래도 불손한 언행을 하는 무리가 있다면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