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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30년 이웃사촌 안타까운 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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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30년 이웃사촌 안타까운 비정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11.03.12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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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는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났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우리의 전통 이웃은 소쿠리에 색다른 음식을 담아 담장 너머로 넘겨주며 정을 듬뿍 나누어 왔다.

이웃의 슬픈 일도 기쁜 일도 내 일처럼 나서서 함께했던 우리의 이웃들.

앞집 함안댁 고방에는 어떤 곡류가 얼마만큼 있는지 다 알고 있으며 뒷집 창녕댁의 농기구가 어떤 것이 있는지도 알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웃집의 숟가락 젓가락 숫자까지 꽤 뚫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이 있었기에 협동심 강하고 인심이 후한 정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조상님들의 선량한 피와 생활습관을 그대로 이어받은  후손들도 정적인 부분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정이 넘친다.

사회가 물질만능 주의로 변하고 아파트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웃사촌의 관계는 사라지기 시작했고, 아래위층에 옆 동에 누가 사는지 조차도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 요즘 이웃이다.
반 평도 안 되는 좁디좁은 엘리베이트 속에서 매일 부딪치는 아이와 어른,  이웃끼리 인사 한 마디 없이 정적 속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 오늘의 도심 속 현실이다.

아무나 먼저 얼굴을 본 사람이 고개 숙여 인사하면 얼마나 좋을까.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지난날 보다는 풍요롭게 살아가며 여유가 있는데도 유독 인사만큼은 인색하기가 짝이 없다. 어른들의 폐쇄적인 닫힌 마음과 생활습관을 보고 배운 아이들도 어른을 보고 아는 척을 하지 않게 되고 어른들도 일찌감치 인사받기를 포기하고 아이들을 외면해 버린다.

도시로 갈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하지만 반대로 농어촌을 가면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정들이 넘친다. 집집마다 조금씩 각출을 하여 마을 경로잔치도 열고 체육대회도 가진다.
일 년 내내 고생한 자생단체들은 더욱 돈돈한 단합을 위한 여행도 간다.

이웃집 자녀가 경사스러운 일이 있으면 마을주민들은 온 마을에 플랜카드를 내걸고 축하를 해주고 주인공의 부모들은 여지없이 돼지나 닭을 잡아 마을잔치를 열기도 한다.

이처럼 10년 20년 30년을 이웃과 함께 몸과 마음을 부대끼며 두터운 정을 쌓아온 우리의 진정한 이웃사촌들.

이러한 이웃사촌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 벌어졌다.
구제역이라는 악재가 전국에 퍼지면서 김해도 그 중심에 휘말리고 말았다.

공무원과 마을주민, 축산인들이 똘똘 뭉쳐 구제역 예방과 방역에 혼신의 힘을 모았건만 산채로 매몰되는 소 돼지들은 늘어만 갔고, 마을주민들은 외부출입을 차단당하고 친인척들의 방문까지도 제한을 받는 등 사실상 고립되어 고통과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고민에 빠진 주민들이 뼈를 깎는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앞으로 양돈농가의 입식을 저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대리마을 등 3개 마을주민은 양돈농가를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양돈단지를 따로 조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 주민은 "앞으로 더 이상 마을에서는 돼지를 키우지 말아야 한다"며 "앞으로 돼지 입식 때 3개 마을주민이 연대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을 전해들은 축산농민들은 30년을 넘게 함께 정 나누며 살갑게 살아온 이웃사촌들이었는데, 오죽했으며 저렇게 매몰차게 우리를 나가라고 했겠느냐, 저놈의 구제역이 우리를 망쳐 놓고, 이웃간 정마저 메마르게 했다며 한없는 원망을 하고 있다.

마을주민들도 축산농민들도 모두 반평생을 함께 살아온 사촌보다 더 가까운 이웃들이었는데 구제역 이란 놈이 농민들을 이웃사촌들을 비정하게 만들고 마을을 흉흉하게 만들어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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