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감시 고무줄 잣대로 관계자들 어리둥절하게 해
김해시 시민들의 환경시설을 운영하고 지역개발과 공공시설물을 관리하는 김해시도시개발공사의 특정 예산만 일괄 10%씩 삭감되어 업무수행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삭감된 예산은 모두 시민들의 위생과 환경에 직결되는 오폐수 관리 및 슬러지 처리비가 전부였다.
김해시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상임위 행정자치위원회가 맑은물순환센터와 가축분료처리장의 당초 편성 예산 71억원 중 10억 3천만원을 삭감하면서, 관계자들이 업무수행이 곤란하다며 처절한 `읍소작전`에 돌입하였다. 그러자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다시 조정해 6억7천만원 삭감하는 것으로 최종 본회의에서 의결되었다"고 밝혔다.
약품비는 하수에 대한 수질을 관리하고 처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악취방지를 위한 비용이다. 또 슬러지 처리비는 하수관리 과정에서 걸러지는 슬러지를 응결시켜 숯으로 자원화하여 재활용하거나 소각 등 위탁 처리하는 예산이다.
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폐수는 일반적으로 장마 등의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아 하수처리량의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약품비나 슬러지 등의 양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전년 대비 일괄 삭감은 무리가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상임위의 한 의원은 "예산확보 차원에서 10% 삭감하라고 하니까 했는데, 또 지난해 조금 남아서 10% 정도 해도 괜찮지 않나 해서 했다. 부족할 경우 추경에서 반영하는 걸로 도시개발공사와 합의 하에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당초 상임위에서 약품 및 슬러지 처리비만 약 20%를 삭감한 것에 대하여는 특별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익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폐수 탈취기 시설과 가축분뇨처리장 증설공사가 준공되는 걸 감안하여 예산을 편성하였으나 반납된 예산을 근거로 일괄 삭감되어 추경을 또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유도 정확히 설명해 주지 않아 이의제기가 쉽지 않고 거의 매년 `삭감-추경-반영`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김해시도시개발공사는 작년 중반에 오폐수 탈취기 시설과 가축분뇨처리장 증설공사 준공이 예정되어 거기에 소요되는 예산을 편성하였으나 연말까지 준공이 지연됨에 따라 그 예산(2억9천만원)이 불용 처리될 수 밖에 없었다. 또, 날씨 영향에 따라 감소된 약품비ㆍ슬러지 처리비 3억 7천만원을 반납한 사례가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작년 불용 처리 예산 10%를 기준으로 약품비와 슬러지 처리비를 일괄 삭감하다 보니 불용 처리가 없었던 생림ㆍ한림ㆍ상동ㆍ안하맑은물센터의 예산까지 10% 삭감 처리되는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와 같은 절차가 반복됨에 따라 아예 예산이 삭감될 만큼 부풀려 편성하여 상정해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또, 김해시의회는 2024년 당초 예산 약 2조 1천3백원 중 35억원을 삭감하면서 그 중 맑은물과 가축분뇨 관련 예산 6억 7천만원을 삭감함으로써 전체 삭감액 중 시민들의 위생과 환경에 직결되는 예산이 19%를 차지하게 되었다. 안이한 의회 견제활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김해시 의원들은 예산을 삭감하기 전에 현장을 방문하여 확인하고 전문가 의견 청취 및 시장조사 등 필요한 절차는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해맑은물순환센터는 최근 5년간 전국의 4,300개 센터 중 환경부 평가 1위와 2위를 번갈아 가며 최우수관리 센터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