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례 상가 건물주 조영호 씨, 장유상가 건물주 김순종 씨, 삼방전통시장 건물주 12명
28일까지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 700명 천사, 시장ㆍ상점가 점포 1만1000곳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소상공인들이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여 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폐업을 하는 사업주들이 늘어만 가고 있는 차에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은 절망에 가까운 실음에서 헤어날 길 마저 찾지 못하고 맨붕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 대책이 연일 발표되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찾아간 은행들은 소득이 적다, 사업주 부동산이 없다, 대출이 있다, 신용이 낮다, 국세가 밀렸다, 4대보험에 가입이 안 되어 있다, 보험료가 밀렸다, 상가 월세가 많다, 사업 신장 전망이 낮다, 종업원 수가 줄었다. 신용카드 연체 기록이 있다, 카드 대출과 제3금융권 거래가 있다는 등등의 이유를 들며 은행을 찾아가 지원신청을 한 소상공인 70~80%를 퇴짜 놓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소상공인들이 각종 공과금과 세금 제때 꼬박꼬박 잘 내고 4대보험에다 대출 없고 카드 연체 없이 종업원 수 유지한다면 그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대기업과 공공기업들 말이지 소상공인들에게는 소설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당장 내일이 걱정되고 밀어닥치는 임대료 때문에 속이 연탄처럼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두 번 세 번 비참할 정도로 절망만 안겨 주고 있다.
다행히도 남의 아픔을 걱정하며 배려를 할 줄 아는 따뜻한 착한 상가 건물주와 상가 임대인들이 월세를 받지 않거나 깎아주는 감동의 스토리가 전국 각 지방에서 일어나고 있어 국민의 박수를 받고 있다.
가슴 졸이며 문 열기가 겁이 났던 소상공인들에게 기적 같은 건물주의 결단에 감동하여 눈시울을 적실 정도였다는 사례들도 속속 기사화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착한 건물주 운동`이 56만 대도시 김해서도 확산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
김해시 진례면 거주 조영호(63) 씨는 자신의 건물에 있는 한 식당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한동안 식당 문을 닫아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두 달간 피해 식당 임대료 전액을 받지 않기로 했다.
조 씨는 피해 식당뿐 아니라 코로나19 영향으로 손님이 급격하게 줄어든 상가 내 다른 식당 2곳과 편의점, 스크린골프장도 두 달간 임대료 50%를 경감해주기로 했다.
조 씨는 "과거 IMF 때 힘든 상황을 경험했기에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했다"며 "큰일도 아니고 임대료를 조금 경감했을 뿐, 이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나가자"고 말해 또 한 번 감동이 되고 있다.
김해 장유 3동 A 씨도 임대인 김순중(62) 씨가 찾아와 무려 2년간 임대료 30%나 경감해 주겠다고 하여 꿈인 줄 알았다고 했다.
김 씨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자영업자들이 너무 힘들 것 같아 나부터 임대료를 경감해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나누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해 삼방전통시장 건물주들도 코로나19로 손님이 급감해 실의에 빠진 상인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삼방전통시장 건물주 26명 중 12명은 모임을 갖고 4개월간 월 임대료 25%씩 인하하기로 결정하여 이곳 28개 점포가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임대료 인하 동참 건물주 12명 중 7명은 건물 소유자인 동시에 시장상인회 소속 상인이어서 본인 점포 매출도 줄어든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셈이다.
임차인 A 씨는 "삼방동은 김해 첫 확진자 거주지역이라 다른 곳보다 손님이 더 많이 줄어 힘들었는데 임대료를 인하해 줘서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 눈물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창원에 소재한 창원 성원그랜드쇼핑 상가 건물의 한 임대인은 2달분의 임대료를 50% 인하하였고, 진주 동성상가 내 한 임대인은 2월부터 1년간 임대료 전액 면제 약속했다.
이밖에 거제, 부산, 울산, 대구, 경북, 전남, 전북, 광주, 경주, 포항, 서울, 대전, 인천, 경기 의왕, 제주, 청주, 영양, 군산, 평택, 충남, 시흥, 용인, 안동, 구리, 보성, 해남, 홍천, 세종시, 성남, 영월 등 28일까지 정부가 발표한 `착한 임대인`은 전국에 700여명이라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대료를 인하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 전국 전통시장, 상점과 점포가 1만1000여개로 늘었다.
2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28일 기준 착한 임대인은 700여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일만 해도 137명 임대인이 참여해 1790곳이던 점포가 채 열흘도 안 돼 6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지난 일주일 사이 전국적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한 전통시장ㆍ상점가 임대인은 560여명, 대상 점포수는 9100여개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의 지원에 따라 이 운동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하는 경우 올해 상반기 인하액의 50%를 임대인 소득ㆍ법인세에서 감면해주기로 했다.
또 임대료를 인하한 점포가 다수 위치한 전통시장에 노후전선 정비,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 안전 패키지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경수 지사는 "경남도에서도 힘을 보태겠다. `착한 임대료 운동` 확산을 위한 조례를 이번 달 내로 입법 예고하고, 도의회, 시군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소비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시장 상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며 "착한 임대료 운동의 온기가 지역사회 전체에 확산되길 기대하며 각종 세제 혜택 지원을 강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