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용 회장. | ||
ㅡ명품브랜드와 인품
박경용
김해벨라에세이 연구회장
명품에 대한 관심이 여태껏 여성들에게 기울어지던 것이 최근에는 남성들에게도 늘어나는 추세라 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2006년 8.5%에 그쳤던 20-30대 남성고객의 명품매출 비율이 올들어 10.2%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남성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자 S백화점은 남성명품 매장을 조성, 셔츠 .구두. 정장부터 안경같은 악세서리까지 한 곳에서 판매하는 전략을 펴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20-30대 명품선호는 몸짱 얼짱등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소유의 욕망을 일으키게 하는 사물의 가치는 사용 가치, 교환 가치로 나눈다. 사용과 교환가치가 물질의 가치라면 상징가치는 물질 자체의 가치가 아니고 물질의 이미지가 갖고 있는 가치이다.
작년 3월 타계한 프랑스의 세계적 철학자이며 사회학자인 장 보드리아르는 상품의 이미지, 즉 상징가치가 사용가치,교환가치를 압도한다고 했다. 그의 저서 '소비사회'에서 인간이 소비하는 것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이미지라는 기호(記號)이며 시뮬라크로라는 인공적인 재현물(再現物)이 현실보다 더 현실을 지배한다고 했다.
그는 현대인의 일상을 소비로 해석했는데, 사람들은 물건의 기능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위세와 권위. 곧 이미지와 기호를 소비한다고 주장한다.
외국 브렌드 커피를 마시고 명품만을 치장하는 신조어 된장녀는 소비에 집중된 욕망의 기호로 해석할 수 있다. 햄릿이 죽느냐 사느냐(live)로 번민했다면 소비자는 사느냐(buy) 마느냐로 고민한다. 상품의 재료비나 인건비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을 감수하면서도 사게된다.
이 같은 현상을 뒷받침하는 것은 보다 돋보이고 싶은 욕망과 내면의 열등의식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보다 자신이 명품인간이 된다면 더욱 바람직할 텐데, 그게 쉽지 않으니까? 그런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다.
아무튼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신장한다거나 하는 진취적인 방향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현실적인 큰 성공을 이루는 사례가 많다. 명품에 매달림은 인품의 향기보다 천민 자본주의 물질문명에 찌든 천박성으로 보여지기 쉽기 때문이다.
명품선호열은 소위 짝퉁이 나오고 단속의 보도가 메스컴에 등장하곤 한다. 비교적 선진국 국민들 보다 우리나라 국민의 외모중시와 명품선호 비중이 크다는 것이 최근 보도되기도 했다.
학생들 또한 선진국 학생들에 비해 우리나라학생들의 명품브랜드 선호가 크다는 것을 유학간 학생들이 공통으로 느낀다. 신발 장신구 라벨등에 별관심없이 당당한 선진국학생들과 비교가 되어진다.
이런 풍조는 다양성이 부족하고 서열화하는 우리문화 풍토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젊은 남성에게도 일어나는 명품선호는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사회에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스스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지고 다양성을 살리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풍조가 조성되어야 하겠다.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 그리고 인품은 어떤 물질보다 높고 향기로운 존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