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가 지박은 콘서트에 가깝게 진행된 강연을 통해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라고 강조했다.
영화음악가로 알려진 그는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클래식 작곡을, 버클리 음대에서 영화음악 작곡을 공부했다.
그는 어떻게 영화음악을 시작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영화음악상인 ‘제리 골드스미스 상’을 수상한 뒤 김기덕 감독의 제안으로 영화음악을 시작하게 됐다고 답했다.
지 박은 김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 ‘사마리아’ , ‘비몽’의 음악 작업을 맡았다.
그는 “영화에 음악이 없다면 얼마나 허전하겠느냐”며 “슬픈 장면에서 관객을 울리는 것도, 공포 영화에서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것도 바로 음악”이라며 영화음악의 매력에 대해 설명했다.
지박은 지난 2월 제 17대 대통령 취임식 음악감독을 맡게 됐을 때의 이야기도 들려줬다.
연극연출가 손진책 씨가 자신의 음악을 CD로 불과 30초 가량 들은 뒤 바로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 와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취임식에서 들려줄 음악으로 “외국인도 공감할 수 있는 퓨전음악을 생각했다”며 “새로운 아리랑 음악에 국악과 힙합을 접목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음악을 어떻게 편곡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느낌도 달라진다며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멜로디를 따온 유명한 팝송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를 그 예로 들었다.
곡에 따라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선호도가 달라지는 것이니 굳이 클래식이나 대중음악에 대한 편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지 박은 앞으로 현재까지 작곡해 놓은 4,000여 곡 가운데 힙합음악으로 앨범도 낼 것이고 오라토리오를 선보일 때면 지휘도 할 계획이다.
대중음악을 위주로 여러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클래식 전공자가 대중음악을 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클래식 전공자들이 크로스오버나 팝페라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아직 한국에는 그런 아티스트가 많은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지 박 (음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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