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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맛이 있어야 ‘말’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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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봉......“맛이 있어야 ‘말’ 이죠”
  • 조현수 기자
  • 승인 2008.10.09 0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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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김덕호 박사

   
 
  김덕호 박사  
 
소설가 告 박경리 선생의 작품 <토지>는 소설이기에 앞서 ‘사투리’의 경연장이다. 대한민국 팔도의 이런 저런 토속 어휘들이 소설 전편에 걸쳐 끊이지 않고 등장한다.

<토지>의 이런 ‘방언’들을 모조리 ‘표준어’로 바꿔 개작한다면 어떨까. 아마 독자들의 반응은 지금까지와는 천양지차일 것이다. 작품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특정 지역의 토착적 어휘와 ‘표준말’이 주는 어감의 차이는 사실 한두 줄의 글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토지>에서 함경도 출신인 공노인이 내뱉는 말 “무시기 돌아감서리 생각하이 맴이 좋 앴습매” 표준말 “뭐 돌아가면서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로 바꾸었다고 가정하자. 독자들의 감상은 속된 말로 십중팔구 '확 깨는'것일 수도 있다.

지역의 토착적 어휘들은 그 자체로 문화다. 나아가 무형의 유산치고 그만큼 값어치 있는 것도 드물 것이다. 말이 한 나라, 한 국가의 완결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지역 특유의 언어를 가리킬 때 흔히 쓰는 용어는 방언, 사투리 등이다. 한데 이런 표현에는 지방을 낮춰본다든지, 혹은 바른 말이 아니라는 가치 판단이 개입돼 있다. 그래서 가치중립적인 뜻을 지닌 지역어라는 용어를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본다

지역을 기준으로 하면 우리 표준어는 사실 서울, 경기 지방을 기반으로 한 지역어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한 국가에서 기준이 되는 말, 즉 표준어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표준어보다는 공통어라는 지칭을 더 선호하고 싶다. 공통어란 전국 어디서나 문자 그대로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말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지역어는 단어를 기준으로 할 때 총 숫자가 얼마나 될지 솔직히 말하면, 대략적인 규모조차도 정확히 파악이 안 된 상태다.  

흔히 경기도 방언, 강원도 방언, 충청도 방언, 전라도 방언, 제주도 방언, 경상도 방언 등의 표현을 쓰는데, 사실 같은 경상도라도 세부 지역에 따라 방언이 다소 차이가 있다.

경상북도의 예를 든다면, 물음 어미를 중심으로 ‘~니껴’권, ‘~해여’권, ‘~능교’권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각각 대구를 중심으로 북부, 서북부, 서부 등으로 지리적 방언권역을 갈라볼 수 있다.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는데, 영남 지역어를 구사하는 분들이 일본말을 더 잘 배운다는 말이 있다. 만일 그렇다면 지역어가 보기에 따라서는 국가적인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김덕호 박사(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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