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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근로자를 위한 퇴직연금기금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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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근로자를 위한 퇴직연금기금제도
  • 편집부
  • 승인 2015.02.24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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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사랑을 성취하기 위해 난관을 극복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제목이다. 한 인간의 삶을 평가할 때 젊은 시절 아무리 화려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말년이 어두우면 인생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힘들다. 반대로 아무리 고생스럽고 어두운 과거를 지녔다 하더라도, 성공한 노후는 지난날을 아름다운 추억이라 부르게 한다.

인생의 후반부를 위한 준비와 투자는 노년을 보다 더 풍족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인생의 가치를 높이고, 아울러 삶의 총체적 행복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간은 자발적으로 현재를 희생하면서 노후를 대비하도록 진화되어 온 것 같지 않다. 행동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인간 뇌에서 감정적 의사결정의 근원인 ‘대뇌변연계(limbic system)’는 먼 미래에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현재에 비해 매우 과소평가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금제도란 이러한 인간본성에 역행하는 자발적 노후대비를 제도화해 기본적인 노년 생활을 보장하게 하는 ‘인류 지혜의 산물’이다. 연금제도의 기원은 고대 로마제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201년 로마의 아우구스투스(Augustus) 황제는 ‘군인금고(aerarium militare)’를 만들고, 20년 현역과 5년의 예비역 복무를 마치면 3천 데나리우스의 퇴직연금을 지급했다. 국민 모두를 위한 연금제도는 1889년 독일 비스마르크 시대의 노령·장애보험이 시초이다.

우리나라 연금제도 중 하나로서, 1988년 국민연금제도에 이어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제도는, 지난해 11월말 기준 적립금 약 89조원으로 큰 양적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 달리 도입 사업장은 총 27만개소로 전체 사업장의 16%에 불과하다. 이는 소규모사업장의 낮은 도입률에 기인한다. 500명이상 사업장 도입률은 85%인 반면 10명미만 사업장의 도입률은 12%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사업장 대부분(85%)이 소규모(10명미만)이며 이들 사업장 종사근로자가 전체의 절반(42%)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소규모사업장의 낮은 도입률은 앞으로의 고령사회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 될 수 있다.

중소기업이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연금재원의 사외적립과 수수료로 인한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사업장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퇴직연금 운영비용 부담은 경영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 둘째, 중소기업의 인사·노무관리 역량이 취약한 점을 들 수 있다.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제도설계, 근로자동의·규약신고, 사업자 선정 등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영세사업장 근로자들은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합리적인 자산운용을 행할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중소사업장 퇴직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난해 8월, 30명이하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주요 특징으로는, 첫째로, 중소기업의 비용부담 완화를 위해 공공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이 서비스를 제공하며, 부담금과 수수료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한다. 둘째로, 표준형제도 도입 등 가입·운영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사업장의 업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노·사·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제도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이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적립금을 운용함으로써 적립금의 안정적 운용과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 추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라는 중소기업에 특화된 한국형 공적퇴직연금제도의 도입은 현행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퇴직연금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제도의 성공적인 도입·정착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선행 되어야 할 것이며, 시행 이후 사업장과 근로자가 필요로 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하게 반영한 제도발전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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