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묻는 과정... 방어권 벗어났다 보기 어려워”
“변론요구서 제공으로 위증 의사 있다 보기 어렵다”
법원서 ‘위증 자백’한 김진성 1심 벌금 500만 원 선고
이 대표 “죽이고 밟는 정치가 아니라, 공존하고 함께 가는 정치하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재판 결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 이재명은 있는 대로 이야기해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했고, 기억을 묻는 과정으로 방어권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통화 당시 구체적인 증언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고, 변론요구서 제공만으로 위증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후보토론회에서 자신이 ‘검사사칭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말했다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됐었는데, 이 사건 재판과정에서 이 대표는 2019년 2월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 김진성 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위증교사 혐의로 지난해 10월 추가로 기소된 사건이다.
당시 김씨는 법원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전 시장 측에서 이재명을 검사 사칭 주범으로 몰기 위해 KBS PD 고소는 취하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증언은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최종 무죄 판결을 받는데 역할을 했다는 것이 검찰 측의 주장이다.
이후, 작년 백현동 비리사건 수사과정에서 압수한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사건 관련 통화녹음 파일이 나오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 파일에 따르면, 자신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이 예정된 김씨에게 이 대표는 경기지사 재임 당시 2018년 12월22~24일 전화를 걸어 “검찰도 나를 손봐야 되고 (성남)시도 그렇고, KBS도 그렇고, 전부 이해관계가 일치되는데, 나한테 덮어씌우면 도움이 되는 사건”, “(한국방송과 김 전 시장 간에) 교감이 있었다는 얘기를 해주면 딱 좋죠”라고 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내가 그때 (김 전 시장) 수행을 안 하고 있었다”는 김씨의 발언을 듣고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며 허위 증언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2023년 11월 24일, 이 대표와 함께 기소된 증인 김진성씨는 태도를 바꿔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대표가 안 시켰으면 (‘검사 사칭’사건에 대해) 거짓으로 증언할 이유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기억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했을 뿐 위증을 교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재명이 그런 증언을 부탁한 적도 없지만 부탁했다 쳐도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 실패한 교사인데 어떻게 위증교사죄가 되나”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가 했던 얘기를) 김병량 시장으로부터 들어 본 적이 없고, 내가 알지도 못하는 내용”이라며 “(그럼에도 ‘위증’한 이유에 대해선) 이 대표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 이 대표가 그게 맞는다고 하고, 들은 것으로라도 증언해 달라고 하니깐 증언했다”는 입장을 법정에서 지속적으로 유지한 김진성씨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이 끝난 뒤 이재명 대표는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 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이제 정치가 죽이고 밟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고 함께가는 정치를 하자”고 하고, “앞으로도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소감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