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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삼방동 '길손의 쉼터' 송만섭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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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삼방동 '길손의 쉼터' 송만섭 이사장
  • 최금연 기자
  • 승인 2013.01.15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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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사비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별난 이 사람

베풀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큰 복이다.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까지도 무료로 나눠주고 싶은 착한 남자 송만섭 이사장님.  
 

"길손의 쉼터는 어르신에게 동정을 베푸는 곳이 아니라 섬기는 곳입니다.

평생 후손을 위해 살아온 어르신의 땀과 희생에 따뜻한 한 끼의 식사지만 정성으로 대접하고 싶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어 보이는 이 사람!

"어르신들과 손가락 걸고 약속을 한 건 아니지만, 내가 힘닿는 그날까지 이곳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싶고 뵙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무료급식소 `길손의 쉼터`를 15년째 운영하고 있는 송만섭 씨다.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다가 마지못해 응하시며 난생처음 언론인들과 인터뷰하게 됐다며 쑥스러워한다.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그날도 길손의 쉼터에는 1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점심준비로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3평 남짓한 부엌에선 어르신들이 드실 따뜻한 국을 끊이고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도시락배달 준비로 좁은 부엌이 더 좁아 보였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천막 식당 대문 앞까지 어르신들의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그는 기다리고 선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간밤의 안부를 물으며 행여나 울퉁불퉁한 바닥에 걸려 넘어 질까봐 자리안내까지는 정성을 보였다.

"보도블록으로 바닥을 깔았는데 이게 오래되다 보니 깨지고 튀어나와 어르신들이 다니는데 불편하다. 한번은 지팡이에 걸려 한 어르신이 넘어져 무릎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어찌나 미안하고 송구하던지 ~"라며 미안해 하며 "지금 깔린 보도블록을 걷어내고 시멘바닥으로 수리를 하려니 이것도 만만치 않아 늘 마음만 앞서고 있다"며 웃으신다.

천막으로 울을 치고 비닐로 지붕을 덧댄 길손의 쉼터는 후원자분이 사준 대형 전기난로 두 대로 동장군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어르신들이 점심 드시는 시간만이라도 따뜻하게 드셨으면 하는 마음에 천막으로 된 벽을 합판으로 고쳐보려 해도 인근 주민들이 무료급식소 자체를 좋게 생각하지 않아 이것 또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먼저 오신 어르신들이 자리를 뜨면 대기중인 어르신들이 들어 온다.  
 

하루 400~500여 명의 인근 어르신들이 찾는다는 무료급식소 `길손의 쉼터` 100여 평 남짓한 급식소에 300여 명 가까운 어르신들이 일시에 들어차니 빈자리가 없다.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급식소 출입문을 나와 골목에 서서 차례를 기다려 주었다.

2004년 김해 삼방공원에서 노천무료급식을 시작으로 2006년 11월 이곳 조립식천막급식소를 설치하고 2007년 8월 `사단법인 길손의 쉽터` 설립허가를 받아 오늘까지 매주 3회 빠짐없이 인근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다.

비록 고급식당은 아니지만, 봉사자들의 정성으로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마냥 흐뭇해하는 그는 급식소운영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해 내의, 양말, 안경, 지팡이 등을 1년에 두 번은 꼭 선물하고 있고 녹내장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의 수술비와 무릎수술비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의 어르신뿐만 아니라 모자가정과 조손가정 돕기, 소년소녀가장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비지원을 하는가 하면 끼니를 거르는 집엔 쌀도 팔아주고 집도 수리해 주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일을 해오고 있다.

한때는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위장 봉사활동을 한다는 모함으로 가슴 아파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해 주고 도와주며 참여해 주는 덕분에 더 많은 어르신들을 모실 수 있어 늘 감사하고 기쁘다고 했다.

   
 
  류해율 김해산림조합장이 자원봉사를 나와 설거지를 하고 있다.  
 

이런 그를 길손의 쉼터를 찾는 어르신들은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너무 잘해, 공짜로 밥 얻어먹고 가는 것도 고마운데~, 아들이 있어 이렇게 잘할까..."라며 식사를 마치신 한 할머니는 송만섭 씨에 대한 고마움을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담소를 나누시며 맛있게 식사를 하고 가십니다. 내 집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3번씩 찾아와 점심식사를 하시고 날씨가 좋은 오후에는 가까운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가끔 눈이 맞아 데이트도 하는데 저는 그런 모습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매쟁이가 되어 짝을 찾아드린 어르신이 10여 분 정도 됩니다."라고 하며 송 이사장은 환하게 웃으신다.

급식소를 찾으신 어른신들 사이에 있으면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하러 온 사람처럼 꾸밈이 없고 소탈하다. 푹 눌러쓴 털모자, 운동복 같은 두툼한 바지,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장화 같은 신발 거기다 사람 좋은 옆집 아저씨 같은 외모가 쉼터를 찾는 어르신들을 더 편하게 하고 더 많은 어르신을 불러들이고 있는지도 몰랐다.

길손의 쉼터 무료급식소는 매주 3일(월, 수 금) 오전 11시 30분에서 12시 30분까지 찾아오신 어르신에게 맛있는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무의탁 어르신들에게 도시락 배달도 하고 있다.

   
 
  길손의 쉼터 자원봉사회 회장님의 손길이 바쁘다.  
 

급식소 운영의 공로자는 자원봉사자들이라고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지지 않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도시락배달을 해주는 분과 매일 10여 명이 한팀이 되어 음식을 만들며 어르신들을 내 가족 대하듯 정성을 다하여 대접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후원 단체를 비롯한 고마운 개개인들이 길손의 쉼터 최고 공로자라고 한다.

   
 
  식판을 나눠주는 입구에 놓여있는 100원의 기적함.  
 

이곳에는 별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무료급식 판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전 100원을 정수기 물통에 넣어야 한다.

두 번째는 누구든 음식을 남기면 이 100원이 500원 1000원으로 인상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 도입으로 이곳 급식소에는 음식을 남기는 어르신이 없고 모두 깨끗하게 식판을 반납한다.

치아가 불편한 어르신들은 조금 딱딱한 찬이 나오면 간혹 남기는 수는 있어도 그 외는 음식은 남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자랑이기도 했다.

아마도 운영자의 지혜이기도 하고 공짜로 먹는다는 생각보다 얼마든 내 돈 내고 먹는다는 약간의 자존심을 살려 주는 센스까지 있었던 것이다.

송 이사장님의 가장 큰 고민은 화장실과 급식소 바닥이라고 한다.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이 너무 협소하며 좌변기가 아니어서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이 사용하기에 너무 불편하여 하루라도 빨리 좌변기로 바꿔드리고 싶지만 여유가 없어 미안할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바닥이 울퉁불퉁하여 어르신들이 불편해 하고 있지만, 이곳도 시멘트나 아스팔트를 깔아야 한다고 했다.

있는 사람 양주 한 병 값이고, 웬만한 단체 1회 회식비 정도밖엔 안되지만 이곳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연말연시만 되면 각계각층에서 연례행사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외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나누는 기쁨과 베푸는 행복을 모르고 사는 요즘 세태 속에서 길손의 쉼터를 운영하는 이들의 지속적인 이웃사랑은 건강하고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길손의 쉼터 전화)055-331-1526 주소: 경남 김해시 삼방동 685-18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분들께는 직접 급식판을 갖다 드리기도 한다.  
 
   
 
  취재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사장님.  
 
   
 
  식사가 끝나고 나가시면 따뜻한 커피가 기다리고 있다.  
 
   
 
  차례를 기다리는 어르신들.  
 
   
 
  500명 급식후 나온(남긴 반찬들) 잔반 이것이 전부다.  
 
   
 
  늘 부족한 어르신들의 식사보조를 위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콘테이너 사무실 한 켠에 걸려있는 고마운 분들의 자매결연 협약서와 기부 약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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