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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개천예술제.유등축제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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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개천예술제.유등축제 다녀오다....
  • 이균성 기자
  • 승인 2007.10.05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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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라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전투장면을 재현한 유등.  
사상(沙上)의 서부터미널에서 진주가는 버스에 올랐다.

여기서 진주까지 1시간 반이 걸린다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제법 많은 사람이 탔다.

두세개 축제가 한꺼번에 열리니 구경가는 사람들이 늘었나?

뒷켠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가방에서 신문을 꺼낸다.

온통 남북정상회담 소식.

참 지리한 이데올로기전쟁을 했는데...

소련을 시작으로 공산주의가 붕괴한지가 언제인데 북한은 아직도

저렇게 문을 닫고 개방바람이 들어올까 끙끙거리고 있을까?

세계에서 단 하나 남은 분단국가.

서로의 뺨을 부비며 어떻게 살았었느냐고 절규하던 이산가족들의

애닯은 상봉장면들이 머리를 스친다.

갑자기 입맛이 씁쓸해진다.

남북공동성명이 대단히 진전된 내용이라는데 글쎄...?

이제는 가슴 좀 풀어 헤치고 살아도 좋으련만 아직도 서로에게 가진

불신이 켜켜히 쌓여 섯가래 빗장이 되고 있으니...

누런 들녁과 파란 하늘...가을이 그림책처럼 다가온다.

 

진주(晋州)다.

근 30년만에 다시 왔건만 터미널은 변함이 없다.

터미널 안은 시골 노인네들로 가득 하다.

도시에 사는 자식들이 준 용돈모아 오랜만에 나들이 나오셨나 보다.

남강변 쪽으로 나왔다.

하늘 높이 띄워진 에드벌룬과 여러가지 모양의 등(燈)들.

언제나 축제가 열리는 장소에서 볼 수 있는 트여진 난장.

갖가지 먹거리와 생활용품들이 널려 있다.

테이프를 파는 가게 앞에는 벌써 막걸리 한잔에 얼굴이 볼그레해진

시골 아낙네들의 유행가 소리와  어깨춤 놀이 한판이 벌어졌다.

   
  왼쪽부터 촉석루, 촉석문, 의암에서 본 촉석루  
촉석루로 오른다.

촉석문.

촉석루로 들어가는 문이다.

축제기간에는 무료로 출입을 시킨단다.

   
  (좌)삼장사비, (우)의기논개의비  
입구에 비석 하나가 보인다.

삼장사(三壯士)의 추모비다.

진주대첩으로 불리는 김시민장군의 1차 전투에 이어 이순신장군에

의해 봉쇄된 해상보급로 대신 내륙의 보급로 확보를 위해 쳐들어 온

왜군들의 2차 진주성 전투에서 맹활약한 김천일, 최경회, 황진 등

소위 "삼장사"를 추모하기 위해 세워놓은 비(碑)다.

 

촉석루 대청에는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초가을 남강바람을 마시고 있었다.

논개사당인 "의기사(義妓祠)"가 옆에 자리하고 있다.

논개의 영정.

   
  (좌) 매천황현의 편액, (우) 다산정약용의 편액  
매천 황현의 글과 다산 정약용이 남긴 글이 편액으로 걸려 있다..

".... 지금도 아름다운 영혼이 사당에 남아있듯, 삼경에  촛불켜고

한잔 술을 올린다"

논개가 죽은지 243년 후 정약용이 촉석루에 올라 쓴 글이라고 한다.

   
 

(좌) 논개사당에서 방명록을 쓰고 있는 아주머니,(우) 논개사당의 오죽

 
가을바람이 사당 입구에 있는 오죽(烏竹)을 흔들며 자나갔다.

무슨 소망이 있을까?

아주머니 한 분이 정성껏 방명록을 쓰고 사당을 참배한다.  

의암(義岩).

논개가 왜장 게야무라를 끌어 안고 같이 빠져 의사(義死)했던 바위이다.

느릿느릿 흘러가는 남강물이 여유롭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유등의 낮과 밤.  
외운지 오래되어 가물가물한 변영로의 "논개"를 중얼거린다.

안내원에게 성곽을 기리키며 "예전에 쌓은 것이 맞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작은 돌로 쌓여진 아랫부분만 옛날의 성곽이란다.

작은 구멍이 보인다.

성 내부에서 쌓인 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하수구란다.

"아예 성 안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싸웠구나"

새삼 겨우 2년 몇개월 군대에 다녀 온 것이 국가에 큰 충성을 한 것인 양

떠들어 댔던 필자의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좌) 진주성의 옛성곽, (우) 진주성의 아픔이 보이는 하수구  
시장기가 느껴진다.

진주라면 담백한 비빔밥과 장어요리가 유명하다던데...

흔히 비빔밥하면 전주가 본고장처럼 얘기를 하는데 실은 진주가 본가란다.

진주비빔밥은 반드시 육회가 곁들어지는데 선짓국이 따라 나온단다.

어디에 가면 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지 지나가는 노인분한테 물으니 여기서

제법 한참을 가야 한단다.

아하..그럼 포기하자. 오늘은 식도락 여행이 아니니까.

남강에 띄워진 등에 불을 밝히려면 어둠을 기다려야 한다.

난장 한켠 장애인협회 진주지부에서 축제기간동안 운영하는  곳에 들렀다.

김밥, 국수, 파전, 라면, 계란, 막걸리...

막걸리 한병에 파전을 주문했다.

(불이 켜지기를 기다리려면 혼자만의 작은 흥취도 있어야 하니까).

 

남강은 온통 빛으로 뒤덮혔다.

"물의 도시 진주"

임진왜란 당시 남강과 대사지(大寺池)의 물로 둘러 싸인 진주성에서 바깥의

지원군에게 통신수단으로, 군사들의 안부를 가족에게 전하기 위해 띄운

유등(流燈)이 행사기획의 시초가 되었다는 유등축제.

서울의 동대문을 닮은 공북문이 눈에 들어 온다.

연꽃, 해태, 호랑이, 잉어, 도깨비, 원앙의 모양을 한 등이 보인다.

북, 종,공작, 용도 보이고 군졸들의 모습을 한 등도 보인다.

참으로 찬란하다.

가을과 강물과 빛의 황홀한 조화.

건너편으로 작은 등불들이 붉은 꽃 군락을 이루었다.

시민 소망등이란다.

18,000개 시민들의 소망을 담아 걸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대체 무슨 소망을 빌었을까?

자식들 잘 되라고...

가족들 건강하라고...

사업 잘 되고 부자되라고...

서로 오래오래 사랑하자고...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싱가폴의 상징 사자상도 보인다.

금년에는 미국, 일본, 대만, 태국, 이집트, 캄보디아, 칠레, 네팔 등

총 15개국에서 참가를 했다고 한다.

 

하늘로 쏘아 올려지는 불꽃들이 춤을 춘다.

모두가 마음 풀어 놓고 벌리는 한바탕 축제같다.

   
  밤의 촉석루 ...바라봄이 곧 아픔이었다  
시간을 확인한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간.

부산가는 마지막 버스가 9시 10분이었지?

아차...큰일 났다.

서둘러야 한다.

각설이 공연에 잠시 넋을 잃은 차에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다.

촉석루를 바라보니 환하게 불을 밝혔다.

터미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마음에서 논개가 아름다운 미소로 살아난다.

온갖 찬란한 등들이 꽃으로 피어있다.

아...

세상은...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 가는 세상은 이처럼 아름다운 것을...

버스에 오른다.

눈이 감겨 온다.

잠을 자고 싶다.

이 찬란한 축제가 꿈에서라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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