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식의 허튼소리> 김해시가 모처럼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아이들을 위한 축제를 개최하여 칭송을 받았다.
그동안 축제 행사의 99% 이상이 어른을 위한 행사로 기획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끌려다녀야만 했던 설움이 많았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시대가 되다 보니 인구 소멸이라는 불행이 닥쳐오고 있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한 복지, 부모들을 위한 복지에는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축제행사장마다 구석진 한곳에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갖추어 놓고 체험행사도 하고 참여 행사도 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어른들 위주의 행사, 축제 유지를 위한 사업의 편익성에 불과했다.
단 하루만이라도 100% 아이들이 즐기는 축제, 아이들만을 위한 순수한 그런 축제와 행사가 김해시 곳곳에서 개최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의를 해 왔고 시장과 시의원 등 정치인들에게 호소도 해왔다.
가야문화축제 기간 연지공원에 가야의 배를 띄우고 뱃길 체험을 하게 하고 같은 기간, 주변에 아이들을 위한 작은 축제장을 만들어 아이들 날을 만들어 보자고 건의했지만 그것도 10여 년 동안 묵살되었다.
지난해 가야문화축제를 앞두고 홍태용 시장에게 강력하게 건의하여 제전위원회 사무국장 공원녹지과장 뱃길 시설 기술자 등과 수차 현장 답사를 거쳐 연지공원에서의 뱃길 체험 장소가 확정되었다.
그리고 어린이 관련 단체에서 이 기간 행사를 준비하는 등 완벽하게 준비를 마쳤지만 계속된 비로 취소되어 대단히 섭섭했다.
하지만 금년 행사부터 뱃길 체험행사가 이루어져 물을 모으기 위한 해반천을 흙으로 막고 들어내고 하는 예산 수천만 원을 절약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뱃길도 즐기고 연지공원 주변의 화려하고 웅장한 수목과 음악분수까지 구경하며 아이들이 행복해하며 즐기는 시간을 보내면서 너무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이제 내년 축제부터는 이곳에 다문화 가족들의 자녀들과 한국의 아이들이 함께 어깨동무하고 인도 공주 허황옥 공주가 타고 온 그 배를 타며 뱃길 놀이로 우정과 친목을 다지는 장소가 되도록 해야 한다.
10년 하고도 한참 전에 김해시 가락로 김해우체국 주변 도로에 차 없는 거리를 만들고 축제 행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는 미숙한 기획과 주변 상인들의 비협조로 차 없는 거리 축제다운 축제가 되지 못했다.
늘 아쉬움만 가지고 있다가 인구수가 김해시 수준의 전국 도시마다 4차선 6차선 왕복 도로를 막아놓고 3일에서 6일 동안 차 없는 거리 축제를 개최하여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기도 했다.
축제 행사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침체된 거리 상권 살아나고 지역경제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김해시도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차 없는 거리 축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해 왔고 김해시장도 필자의 건의에 공감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개최된 100% 차 없는 거리, 양방향 도로 전체를 막아 놓고 펼쳐진 김해시 최초 아이들만을 위한 축제장은 아이들이 모여들면서 북적이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26일 토요일부터 27일 일요일까지 이틀간 김해문화의전당과 연지공원 사이 차 없는 거리에서 개최된 김해국제아동극페스티벌 행사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처음이라 다소 준비와 홍보가 부족했고 행사장 주변이 어수선했지만 전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들의 반응이 거의 폭발적이었다.
더매직스타 한설희 마술쇼를 보면서 감탄사와 열광하는 모습은 어른은 절대 따라할 수도 흉내 낼 수도 없는 순수한 아이들만의 감성이었기에 지켜보는 어른들에게 감동이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버블시네마, 어린이댄스ㆍ급식왕 갈라쇼, 제로플린쇼, 엔터아트 댄스공연 등 큰 호응을 받았다.
어린이를 위한 포토존과 아이스크림 솜사탕도 인기 절정이었지만 모두의 눈길을 멈추게 한 것은 행사장 도로 아스팔트를 스케치북 삼아 그려내는 다양하고도 멋진 그림들이 추상화를 방불케 했다.
엄마 손톱에 분필로 색칠해 주는 아이의 엄마 사랑 표현은 감동 그 자체였다. 바닥에 그림 그리느라 손과 옷 전체가 분필 가루로 뒤범벅이 되었지만 말리거나 나무라는 부모는 한 명도 없었다.
한마디로 간섭받지 않는 자유, 잔소리가 없는 자유, 눈치 볼 필요 없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었다.
김해의 아이들이 김해의 부모들이 하루 종일 이토록 즐겁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차 없는 거리 축제의 필요성을 고집했던 지난날에 보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