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단연)는 내달 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다른 환자단체들과 함께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 환자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의료공백 사태가 넉 달을 넘어선 가운데 분노한 환자들이 역대 처음 대규모의 총궐기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땡볕으로 나와서라도 직접 의사 집단행동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환자들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주최 측이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에 집회신고 한 참여 예상인원은 1천 명이다. 회원들이 질병을 짊어지고 있는 환자나 그 보호자인 만큼 환자단체가 이렇게 대규모로 집회를 여는 경우는 과거에 한 번도 없었다.
2014년, 2020년 의사 집단행동 중에서도 대규모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끝날 줄 모르고 계속되는 의료 공백 사태 속에 "앞으로 환자를 함부로 했다가는 환자들이 직접 모인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의도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단체는 전했다.
환단연 안기종 대표는 "의사들이 총궐기대회를 하는데 우리가 의사들처럼 1만 명을 모을 수는 없지만 우리도 총궐기하는 자리를 마련하자고 의견이 모였다"며 "정말 덥지만 그래도 한번은 직접 국민에게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그동안 집회를 자제했지만, 의대 증원이 확정됐는데도 무기한 집단휴진을 하겠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더는 못 참겠다`는 공감대가 환자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환자 생명을 갖고 집단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환자들이 직접 단호히 대처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의료공백 사태의 빠른 종결, 진료지원인력(PA간호사) 합법화와 함께 의료인 집단행동 시에도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료는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법 제ㆍ개정 등을 주장하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환자가 대부분인 데다가 초여름 땡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최 측은 집회 시간을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오전 10시 30분으로 잡았다. 무더위에 건강이 악화하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구급차 등도 대기시킬 계획이다.
환단연은 최근 의사 집단휴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알리는 `온라인 피케팅`도 시작했다. `STOP`(스톱ㆍ중단)에 `집단사직`, `집단휴진`, `환자불안`, `환자피해`를 붙인 피켓 이미지를 온라인에 배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온라인 피케팅`을 하는 식이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휴진하는 동네 병ㆍ의원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하는 말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18일에 배포한 성명서에서 "환자를 외면하고 파업에 동참한 병의원 명단을 공개하고 이용 거부 불매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