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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천억 기부왕 故 이종환 회장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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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천억 기부왕 故 이종환 회장님의 꿈
  • 경상도 촌놈 조유식
  • 승인 2023.09.26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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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식의 허튼소리> 지난 14일 별세한 관정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님(관정이종환교육재단 명예 이사장)은 전 재산의 97%에 해당하는 1조7000억원을 자신이 세운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기부해 아시아 최대 장학재단으로 키운 인물이다.

회장님은 "여생 동안 세계 1등 인재를 키워 1등 국가를 만드는 데 한 푼 남김없이 다 사회에 바칠 것"이라며 "성균관대 학생이 세계적 인재로 성장하길 기원한다"고 말해 왔다.

회장님은 "지난 60여 년간 `기업은 전쟁`이라는 철학대로 사업을 해왔고 지금까지도 오직 기업 경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1923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그는 마산중과 일본 메이지대 경상학과에서 공부했다. 1945년 일본 측 학도병으로 끌려가 소련ㆍ만주 국경과 오키나와를 오가며 사선을 넘나들기도 하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광복 직후 고향인 의령에서 정미소를 운영한 게 첫 사업이었다. 이어 1958년 서울 제기동의 165㎡ 규모 창고에서 플라스틱 사출기 한 대로 석유화학사업을 시작했고, 이듬해 삼영화학공업사를 창업했다. 당시만 해도 신소재였던 플라스틱으로 양동이, 바가지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해 팔았다.

1978년에는 고려애자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해 일본에 의존해 오던 송배전용 자기 애자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전국 전력선에 6000만 개 이상을 설치하는 등 전력망 안정화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에 열중했던 회장님은 2000년 관정재단을 설립했다. 회장님은 "적지 않은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장기간 고민했다"며 "`돈이 아니라 사람을 남겨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의령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할 때부터 "돈이 아니라 사람이 열쇠"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세계 1등 인재를 키워 세계 1등 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게 관정재단의 목표다.

장학재단은 국내외 명문대 재학생에게 지급한 장학생이 23년간 1만2000여 명, 금액으로 2700억원이다. 박사학위를 받은 장학생만 750여 명이다. 2012년엔 600억원을 기부해 서울대 중앙도서관을 지어줬다. 서울대 사상 최다액 기부이기도 하다. 말년에 `한국의 노벨상`을 만들고 싶어 했고, 생전에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보는 것이 꿈이었다.

국외 장학생과 국내 장학생을 매년 100명씩 선발하여 국외 장학생에게는 연간 최대 6만달러(약 6700만원), 국내 장학생은 최대 2200만원을 지급한다. 현재 미국 퍼듀대, 코넬대, 서울대 등에서 교수로 일하는 장학생은 164명이다.

2015년엔 국내 최초 `1조원 장학재단`이 됐다. 회장님은 최근까지도 남아 있던 자투리 재산인 부동산ㆍ현금 등 300억여원을 정리해 재단에 넣었다고 한다. 그가 기부한 금액은 그사이 부동산 가치 등이 오르면서 총 1조7000억원이 됐다. 개인이 설립한 재단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회장님은 평소 "돈을 벌 때는 천사처럼 벌 순 없지만, 쓸 때는 천사처럼 쓰련다"는 말을 했다. 

`공수래(空手來), 만수유(滿手有), 공수거(空手去)`라는 말도 스스로 만들었다. "인생은 빈손으로 와서 그냥 빈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손에 가득 채운 뒤에 그것을 사회에 돌려주고 빈손으로 가는 것"이란 의미다. 평소 자장면이나 된장찌개를 주로 먹으면서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 `자장면 할아버지`로도 불렸다.

회장님은 눈을 감기 전 가족과 지인들에게 "정도(正道)를 지켜라. 결국 정도가 이긴다. 재단을 영속되게 잘 운영해달라"는 유훈을 남겼으면 "용서할 줄 아는 삶을 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기업 성장의 기초가 되었던 기업 중 삼영산업은 본사가 김해 진영에 있으며, 선박엔진부품 제조업체인 삼영중공업㈜, 자동화설비 제조업체인 ㈜일광기공,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대운길산업㈜은 삼영화학그룹의 계열사, 협력사로 총 1350억원을 투자해 진영 하계일반산업단지에 공장을 추가 증설하고 이전하여 산업 집적효과뿐만 아니라 삼영화학그룹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김해 관내 관련 기업들에 전수해 주고 있을 정도로 김해와 인연이 깊은 삼영그룹이었고 CEO였다.

고인이 되신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님의 상수연(100세 생신잔치) 및 관정재  준공 기념식이 지난해 11월 20일 의령군 용덕면 정동리 530 관정재에서 열렸다.

관정재는 부지면적 2449㎡에 건축연면적 490.48㎡의 지하 1층, 지상 1층의 3동으로 구성돼 있다. 전통 한옥으로 문화 및 집회시설(체험관, 수장고), 관리사, 연못, 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10월 24일부터 11월 3일까지 11일간 개방된 관정 생가에는 전국에서 총 2271명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되었다.

상수연 및 관정재 준공 기념식에는 박완수 경남지사, 지역 국회의원, 김해시장ㆍ밀양시장과 의령군수, 교육재단 임직원, 대학총장, 삼영화학그룹 계열사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필자도 십수 년 전 고향 어르신 이종환 회장님께서 KBS에 출연하여 "용서할 줄 아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에 감동되어 그렇게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다.

회장님은 생전에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보는 것이 꿈이었지만 소망을 이루지는 못하셨다. 하지만 수백 명의 박사들과 수천 명의 인재들이 회장님의 꿈 꼭 이루어 드릴 것이오니 편안한 마음으로 극락왕생하시라고 발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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