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경영난과 공사비 제값받기 논란
부동산 경기의 침체국면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건설업계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구조조정 대상 34개 업체 중 21개가 건설사’라는 금융감독원의 발표는 건설업계의 심각한 경영난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적정공사비 산정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공사물량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들어 최소한의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공사비 제값 받기’ 풍토를 만들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공사비 산정시 예산절감을 위해 과도하게 공사비를 삭감하고 있어 건설업계의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문제제기하고 있다.
그 동안 발주기관이 건설업계와 사전 교감 없이 공사비 산정결과를 일방 통보하는 방식을 고수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공사비 산정결과의 공개방식을 놓고 건설업계는 ‘갑의 횡포’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해왔다. 발주기관 또한 건설업계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은 도외시하고 ‘과도한 이윤’만을 추구한다고 맞섰다.
적정한 공사비 산정을 위해 건설업계와 발주기관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발주기관은 공사비 산정결과에 대한 업계의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해 공사비 산정방식과 산정결과를 입찰참가자에게 투명하고 알기 쉽게 공개하여야 한다.
조달청은 시설공사 설계 검토과정에서 공사비가 과다 계상된 경우에는 감액 조정하고, 과소 계상된 설계는 증액 조정함으로써 공사비가 적정하게 산정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조달청에서 집행한 1,854건의 공사 중 약 18%에 해당하는 332건의 공사는 설계금액보다 오히려 증액해 발주했으며, 감액하여 발주한 공사의 경우에도 세부 공종별로는 감액조정 뿐만 아니라 증액조정 금액도 모두 반영하여 공사비를 조정해 왔다.
조달청은 공사비 산정을 위한 설계검토과정에서 ▲설계도서 간의 불일치한 내용 수정 ▲표준품셈 적용 ▲‘예정가격 작성기준’ 및 공표된 제경비율 등 관련 규정 준수 ▲철저한 가격조사를 통한 현실성 있는 가격 적용 ▲전산화된 내역파일의 전산 및 수식 오류 수정 등을 통해 공사비를 조정하고 있다.
이는 결국 조달청이 단순하게 공사비를 삭감하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전문적인 검토를 통해 ‘적정공사비’를 산정하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달청은 8월 1일부터 설계금액과 검토한 조사금액, 공종별 증가금액과 감소금액 및 조정률을 나라장터를 통해 공개하고, 공종별 금액 조정사유를 알림으로써 공사비 산정결과에 대해 입찰참가자의 이해를 돕기로 했다.
또한, 이 제도가 정착되게 되면 일부 지자체 등 발주기관의 무분별한 공사비 삭감 방지를 유도하는 한편,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 확산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본다.
이 시대의 화두는 단연 ‘상생’과 ‘소통’이다. 발주기관과 건설업계도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이 필요하다. 건설업체가 견실해야 발주기관도 믿고 공사를 맡길 수 있다.
이번 새롭게 도입되는 조사금액 공개제도가 ‘발주기관이 무분별하게 공사비를 삭감한다’는 건설업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공사비를 부당하게 삭감하는 일부 지방자치단체 등 발주기관에 적정공사비 산정 풍토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