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가격 폭락, 양돈축산 농가 파산 위기

2013-04-12     조유식 취재본부장

김해는 전국 최대 양돈 농가 집단지역, 양돈농민 도와야 한다.
시민들이 더 많이 돼지고기를 사 먹어 위기를 극복하도록 해야
CJ 제일제당 국산 돈육 소비 촉진 위한 `돈돈 캠페인` 실시
박근혜 대통령 "농축산물 유통구조 대책 세워 거품 빼라" 지시



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폭락하고 있어 양돈농민들이 위기에 처해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실의에 빠져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수입산 돼지고기가 밀려들어 온 탓이라고는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 심하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돼지가격은 수직하락하고 있지만 사료 값은 반대로 폭등하고 있어 돼지 한 마리당 사료 값이 30만 원인데 비해 110킬로 돼지 한 마리 가격은 22만 원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파동이 1년 이상 지속된다면 돼지 농가 가구당 평균 1년에 5억 정도의 빚더미에 올라 파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돼지고기를 팔고 있는 업소는 오히려 삼겹살 가격을 올려 팔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취재팀이 김해 시내 몇몇 곳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조사를 해본 결과 1인분 (150g)에 8천 원 하던 삼겹살 정식이 1만 원으로 2000원이나 인상된 곳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전문점들도 한결같이 1인분에 1~2천 원을 인상하여 받고 있었다.

문제는 돼지고기 판매점도 돼지고기값이 떨어진 것 자체를 잘 모르는 곳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돼지고기를 사들이는 값은 별로 변화가 없다는 것이 업주들의 주장이었다.

업소 주인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중간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부위들이 팔리지 않아서 그나마 삼겹살 같은 인기 좋은 부위는 높은 가격에 팔아 손해를 메우고 있다는 변명을 하기도 했다.

김해에서 양돈 축산업을 하고 있는 김영술(한림면), 이병규(상동면)씨는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의 폭락으로 고통 받고 있는 농민들을 도와 달라"고 부탁하면서 "양돈 농가를 돕는 길은 시민들이 돼지고기의 다양한 부위를 사 먹는 게 농민을 돕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CJ제일제당이 국산 돈육 소비 촉진을 위한 `돈돈 캠페인`을 실시한다. 돼지고기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에 빠진 축산 농가를 돕기 위해서다.

CJ제일제당은 4월부터 CJ오쇼핑의 할인상품 판매 소셜커머스 `CJ 오클락`과 연계해 우수 국산 돈육 브랜드를 발굴해 공동 구매와 판매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방에서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지만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돈육 브랜드나 농가에 새로운 유통 경로를 확보해주기 위해서다.

`CJ 오클락`을 통해 판매되는 돈육은 생산자와 최종 판매자가 중간단계 없이 직접 연결돼 대형마트 소비자가격보다 10%가량 저렴하게 판매될 예정이다.

특히 삼겹살 등에 비해 인기가 덜한 비인기 부위를 활용한 독창적인 레시피를 공모하는 등 소비 촉진을 유도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고 있는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돼지고기 소비촉진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정작 소비자들은 이를 체감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축산품질평가원 축산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8일 전국 주요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1등급 평균 도매가격은 1당kg 평균 3271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0.5% 정도 떨어졌다.

삼겹살도 마찬가지다.

18일 현재 삼겹살 가격은 kg당 1만 2659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000원 가량 하락했다.

특히 전날인 17일과 비교해 무려 1000원이나 가격이 하락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월 돼지고기 가격은 1kg당 3200~3400원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3월만 해도 970~98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적정돼지사육 두수는 850~900만 마리로, 올해 6월에 가야 조금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돼지축산 농가들은 공급과잉으로 18일 도매가를 기준으로 평균 1kg당 생산비 3857원에서 600원 이상 적자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행정안전부의 지난달 서울시내 음식점의 삼겹살 1인분 200g의 평균가격은 1만 3818원으로 지난해 2월의 1만 3755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가격이 30% 이상 폭락을 했다고 해도 지난해 대비 1000~1200원 정도의 인하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유통과정에서 상쇄되는 경우도 많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17일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지식경제부에 제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에 유통되는 농축산물의 가격 중 43.4%가 유통비용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통단계를 3~5단계나 거치는 복잡함도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축산 농가들은 하루빨리 유통구조개선으로 열심히 노력한 만큼 충분한 그 대가도 보장받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조유식 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