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가야문화축제' 류재만 사무국장
"힘들어 하는 시민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지난 11일 오후 김해국립박불관 앞. 김해시민들에게 가야문화축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열린 '가야의 행진'이 시작되기 직전 1,000여명의 무리 속에서 유독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다.
자그만한 키에 옛 가야의 집사들이 입던 복장을 하고 땀이 범벅된 얼굴로 행진대열을 이끌던 사람. 바로 가야문화축제를 위해 1년동안 쉼 없는 날을 보낸 가야문화축제 제전위원회 류재만 사무국장이었다. "운동화도 아닌 마투리를 신고 근 10리길을 걸어 돌아오면 사실 발이 좀 아프기는 해요 허허" 축제 마감을 하루 앞둔 17일, 행사장에서 만난 류 국장은 여지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동네 아저씨 같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관람객이 작년보다는 20만명 정도 더 늘어 140만명에 육박할 것 같아요. 관람객이 많다고 꼭 성공한 행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대. 내외적으로 명품축제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욱 내실을 다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가야문화축제는 작년에 관람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금년에는 경상남도 우수축제로 선정되어 보다 더 큰 명성을 얻었고 부상으로 받은 8천만원은 김해시의 '일자리만들기' 사업에 보태지기도 했다.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지만 그것이 행사를 더욱 알차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일은 즐겨야 한다' 는 생각마저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행사에 동원된 인원은 연 2만여명. 모두가 사명감이 없었으면 그 처럼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훌륭한 공연을 보여줄 수도 없었고 깔끔한 진행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행사 성공의 공(功)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렸다.
류 국장이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운 행사는 이윤택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 '제4의 제국'. 그는 이 작품이야말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 어느 작품과 비교해도 내용과 작품성, 예술성, 창작성 등에서 단연 최고의 걸작이라고 자랑했다. 지금까지 공연된 것이 1부라면 내년에는 2부가 마련되어 공연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2011년에는 1, 2부를 합쳐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실내와 외부 공연용으로 완성을 하여 전국투어를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류 국장이 아쉬워 하는 것은 예산의 뒷받침. '제4의 제국'의 경우 금년 김해시의회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경제사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총 4억원의 예산 중 2억5천만원이 삭감되어 버렸다. 참고로 이윤택 감독의 다른 창작뮤지컬 '이순신'은 경남도에서 20억원의 예산이 초기 지원되었고 이달 17일부터 시작되는 서울 충무아트홀의 공연이 끝나면 11억원 가량의 예산이 추가 지원된다.
'문화. 관광도시를 표방하는 김해시가 가장 市를 대표할 수 있는 예술작품의 지원에 인색함을 보이는 것은 문화예술의 장기적인 발전을 고려하면 다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경제와 관광적인 측면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야문화축제를 좀 더 나은 예산 지원으로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키고 싶은 것이 그의 욕심이다.
이번 행사에서 작년과 다르게 기획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류 국장은 역시 프로그램을 늘려 행사를 다양화한 것이 아니겠냐고 대답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허왕후뱃길체험, 가야벽화체험 등 체험프로그램은 물론 수로왕 혼례마당, 장유화상 추모재, 가야문양한지패션쇼, 인도문화체험, 전국설화마당극전, 아시아공연예술제 등이 새롭게 선보였다.
그러나 일부 체험행사에서 비싼 참가비가 문제로 지적되었다고 하자 류 국장은 "그 부분은 좀 오해가 있었다" 며 사실을 해명했다. 체험존은 거의 무료 행사로 진행되었고 일부 프로그램에서 500원~1,000원, 많은 것은 5,000원의 참가비를 받았지만 재료비일 뿐 만든 작품들을 본인이 가져갔으므로 그 지적은 온당치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반천변에 마련한 주차장이 홍보 부족과 진입이 어려운 여건 때문에 제대로 활용이 되지 못한 것은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외지 관람객이 50만명은 넘을 만큼 가야문화축제는 이제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고 자평(自評)한 류 국장은 1주일이 넘는 일정의 행사가 사고 없이 무사히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김해시민들의 협조 덕분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흥겨운 큰 잔치마당을 벌였다는 것에 행사를 준비한 사람으로써 뿌듯함을 느끼는 듯 보였다.
"이번 축제가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힘들어 하는 우리 시민들에게 다소나마 위안과 행복을 드리는 행사가 되었다면 참으로 다행입니다. 내년에도 시민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가야문화를 사랑하고 김해를 사랑하는 자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터뷰 내내 그의 휴대폰은 각 행사장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분주히 울렸고 바로 옆 특설무대에서는 김해가락오광대의 너스레에 많은 관중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이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