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유승민 당선, 이기홍 조직과 후보 난립에도...

이기홍 현 회장 유력 전망 뒤집고, 38표 차 승 이달 28일부터 임기 4년, 84개 종목 단체 총괄 ‘체육대통령’

2025-01-15     영남미디어공동취재단 신동호 기자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43)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선거인단 2,244명의 투표수 1,209표 중 417표를 받아 379표를 획득한 이기흥 현 회장을 38표 차로 제쳤다.

당초 이번 선거에서 탄탄한 조직을 앞세운 이기흥 현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 회장이 자녀 친구 부정 채용, 후원 물품 횡령 등 비위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하고 사법 당국 수사를 받아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하지만, 역대 최다 6명이 회장 선거에 입후보하면서 ‘반(反) 이기흥'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이 회장 당선 가능성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결과는 이기흥(70) 현 회장이 379표를 받아 2위를 했고, 강태선(70) 서울시체육회장이 216표로 3위를 기록했다. 강신욱(69) 단국대 명예교수는 121표를 받아 4위였다. 오주영(40)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과 김용주(64)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이 각각 59표와 15표를 받아 뒤를 이었다.

유승민 당선자는 “기쁜 감정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먼저 느낀다”면서“체육계는 수많은 현안을 떠안고 있다. 체육회장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어가기 힘들다. 체육인들과 손잡고 하나하나 해결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

유 당선자는 체육계에서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 올라 상대전적 2승 18패로 유승민 입장에서 절대적인 열세를 기록했던 당시 세계 최강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는 현 회장이자 경쟁 후보인 이기흥에 대해 "이기흥 회장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강한 것은 맞지만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중국 왕하오보다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였다.

2016년 리우올림픽 기간 중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출마해 장미란, 진종오와 인지도에서 열세였다는 평가임에도 선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전세를 뒤집고 당선됐다.

두 번 모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역전승을 일궈낸 것이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서도 조직력을 앞세운 이기흥 현 회장의 당선 유력 예상을 깨고 또 한 번 드라마 같은 뒤집기에 성공했다.

체육회장은 연간 4,400억원에 이르는 체육회 예산 집행의 최종 결정권자다. 뿐만 아니라 정회원 64개, 준회원 4개, 인정회원 15개 등 총 84개 종목 단체를 총괄해 ‘체육대통령’이라 불리는 자리다.

차기 체육회장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과 아이치·나고야 여름아시안게임, 2028년 LA 여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치러야 한다. 아울러 생활체육 및 학교체육 활성화 등 체육계 현안 과제 해결도 도맡아야 한다.

새 체육회장으로 당선된 유승민 후보의 임기는 오는 28일부터 4년 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