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관광매력이 되려면

2008-10-15     영남방송
 손대현교수(한양대 최고엔터테인먼트 과정 원장)
한류(문화융합상품)현상은 참 재미(감성)있고 아름답다(이성). 여기에 감성과 이성이 결합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 5천년 역사상 대중문화가 해외에 수출되는 최초의 획기적 사건이고 한국은 단기 4341년의 연대를 가진 세계 최장의 문화강국이다. 지금은 우리 문화의 저력과 이미지를 세계에 전파하고 융합할 때이고 그 현실적 가능성을 한류붐에서 보았다. 그러나 지금 한류는 순항하지 못하고 있다. 한류문화의 경제력, 즉 상품 가치의 질과 미학적 품질 사이의 긴장관계를 잘 풀지 못해 표류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문화의 시대에 한류문화를 보는 방법, 즉 개념을 바꾸면 지속한류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류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원인은

한류의 대중화·고급화가 병존하는 콘텐츠 전략과 미학의 방향은 경제력과 문화력의 긴장관계가 초래하는 반문화·비인간화·반환경적 부조리가 생기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정하여 ‘ 한류브랜드 ’가 서양의 현대문명이 쇠퇴하면서 대혼돈에 빠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대안이 되게 한다. 그러나 한류열풍만 믿고 한류 = 돈바람이란 단기이익에 몰두한 경제공세, 문화수출 위주의 정책공세, 문화를 포장한 문화공세, 관광적 유치에 급급한 관광공세, 미디어를 통한 상업주의의 언론공세까지 어설프게 수행했던 총연출의 결과는 한류에 호감을 가졌던 나라들로부터 혐한류·반한류의 역풍을 받거나 그 열기가 식어지고 있다.

사실 이같은 항한류는 우리가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한류가 지역주의의 상생에 신경을 쓰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덜 했다면 쉽게 하강국면에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류는 중국에서 유행하는 한국문화로 시작되었으며,「겨울연가」는 일본에서 상상을 초월한 충격적 킬러콘텐츠였다. 일본의 경우 67%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을 방문했으며(2006년) 한류관광객을 64만 7천명을 유치하여 9,449억원을 획득하였으며(2004년) 2005년은 ‘ 한류방문의 해 ’를 선포하기도 했다.

고급한류를 위한 몇가지 방안

깊이와 울림을 위한 고급한류에 대한 방안 몇 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첫째, 일시적 문화유행의 한류를 뛰어넘는 한국 ‘ 풍류도 ’의 한류로 격상시켜 고급한류를 여는 고급담론으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풍류도의 3요소는 자연 + 예술 + 인생을 어우르고 이념(ethos) + 논리(logos) + 패기(pathos)가 혼연일체가 된 ‘ 신명 ’의 원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21C는 그런 풍류도가 동서양에 상관없이 상통하는데 그 이유는 한류를 통하여 생명과 평화를 짓는 재미(신명) + 원융 + 상생이라는 신풍류도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풍류도·신명·홍익인간의 후덕한 유산을 전승해서 이어지고 있다.

둘째, 일본의 한류 매니아들은 한국의 문화산업 요소뿐만 아니라 한국어, 한국여행, 음식, 사회와 역사 등으로 관심의 영역이 확대되는 것을 보았다. 율곡의 이통기국(理通氣局)에서 아름다움은 만인이 좋아하는 보편성으로써 그 아름다움의 이(理, 보편성)를 상호교류하지 못하면(通) 기가 갇힌다(氣局)는 것이다. 이 이통기국론을 오늘날 한류에 재해석하면 “ 세계인이 다 좋아하고 존경하도록(氣運) 특수한 한국문화의 창조론이다.” 이 좋아함을 오래 지속하도록 생태학적 메키니즘, 즉 생생히 살아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도전과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능변이 아니면 봉변을 당하기 마련이다. 예컨대 한류 리더십 + 한류전문인력 + 철저한 평가분석이란 3박자가 살아 숨쉬는 유기체로써 제때에 제대로 역동적 균형(dynamic equilibrium)을 유지해야만 비로소 에너지(氣運)를 방출할 수 있다. 이 원리는 비단 한류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선택과 집중…핵심역량에 목숨 걸어야

셋째, 지금 우리는 대박용 킬러 콘텐츠의 몇 개, 몇 명의 천재가 세계를 지배하는 글로벌시대에 있다. 글로벌 오디언스에게 한류의 깊이와 울림을 주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논리에 따라 핵심역량을 바로 알고 여기에 목숨을 거는 정신이 필요하다. 대중문화인기와 고급한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좀 장기적 비전을 갖고 진지하게 공부하고 연구하는 오랜 내공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세계적인 명품이 탄생될 것이다. 한류나 관광의 본질은 새로움(창의성)과 콘텐츠(재미, 스토리텔링 등)가 생명이다. 문제는 이 두 요소에 대해 대중들이 너무 쉽게 싫증과 변덕을 부리니 이미 한류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그 답이 나와 있는 것이다.

끝으로, 한류와 관광을 같은 선상에서 생각할 것이 있다. 미래학자 짐 데이토는 상상력과 창조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라며 드림소사이어티에서는 GNP 대신 국민총매력(GNC : Gross National Cool)이란 지표를 쓰자고 제안하고 있다. 우리는 Dynamic Korea와 Sparkling Korea와 같은 오랜 부산한 이미지를 계속 쓰기보다 Morning Calm의 Calm Corea의 알파브랜드가 훨씬 손님을 유혹하는 매력이 될 것이다. 피아노의 걸물인 중국의 랑랑의 연주를 보라. 첫 음의 소리가 얼마나 조용하고 차분한가. 감동의 울림은 쟁쟁하다.